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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터키

예레바탄 지하궁전에서 더위를 시키다.

 

 

 

점심 먹을 시간.

가이드의 안내로 블루모스크 앞 식당이 몰려 있는 골목에 위치한 유명한 케밥집으로 향한다. 메뉴판을 보고 각자 주문하고 나는 탈이 난 속이 여전히 진정되지 않아 생오렌지쥬스를 주문 한다. 정신이 혼미하여 어떤 음식이 나왔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터키식 아이스크림인 돈두르마를 먹으러 간다. 

우리의 엘섹런트와 맛이 비슷한데 적은 양에 비해 가격이 꽤 나갔던 것 같다.

 

여기서도 한수저 뜨니 더이상 못먹겠다. 식사비는 중년부부가 내고, 돈두르마는 젊은부부가 계산한다. 함께 내자고 하니 먹지도 않았는데 냅두라고. 젊은 부부한테 좀 미안했다.

 

 

 

 

 

 

돈두르마(dondurma) 는 터키어로 '얼리다'라는 뜻으로 우유에 설탕, 살렙, Mastic을 넣어 만든 터키식 아이스크림이다. 살렙이 많이 나는 카흐라만마라쉬 지역의 이름을 따 마라쉬 아이스크림이라 부르기도 한다. 살렙은 야생난초의 구근을 말린 가루이고, 매스틱은 식물성수지인 아라비아고무이다.

 

우유를 끓이다가 설탕과 살렙, mastic을 넣고 녹을 때까지 더 끓인 후, 계속 저으면서 얼려 조직을 치밀하게 만든다. 돈두르마는 상온에서도 잘 녹지 않으며 끈적해서 칼로 잘라 포크로 찍어 먹기도 한다. 살렙 가루의 수출이 제한되어 진정한 돈두르마를 맛보기 위해 카흐라만마라쉬를 직접 방문하는 이들도 있다.

 

 

 

 

 

 

마도(Mado)는 ‘마라쉬(Maraş)’와 ‘돈두르마(dondurma)’의 첫 음절을 합쳐 합성한 이름으로 터키에서 유명한 돈두르마 브랜드이다. 터키 전역에 240여개의 체인점이 있다.

 

 

 

 

 

 

입장권 10리라(우리돈 5,000원)

 

 

 

 

 

 

우리나라를 알리는 푯말도 있었는데, 누군가 떼어 냈다고 한다. 

지하궁전은 입구가 평범해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이 표석으로 찾으면 될 것이다.

 

 

 

 

 

 

 

 

 

 

 

예레바탄 지하궁전   Yerebatan Basilica Cistern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부터 물이 가득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습기와 약간의 물곰팡이 냄새가 지하에 특별한 것이 있다는 느낌을 전해 준다. 지하 내부의 전경은 이 곳이 왜 궁전으로 불리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독특하다. 지하 궁전은 현존하는 동로마 제국의 저수지 가운데서도 이곳이 가장 최대라고 한다.

 

 

 

 

 

 

안에 들어서자 펼쳐진 장관!! 동굴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특유의 묵직한 서늘함이  땀을 싹 가시게 한다.

지하 내부의 마감재인 대리석 기둥과 둥근 돔 형태의 틀은 지하 궁전 내부를 비추는 조명과 물에 비치는 효과로 이 곳을 건설한 이유가 단순히 원래 목적이었던 물 저장고의 용도로만 보기에는 너무나 훌륭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난간에 기대어 발 아래 물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들을 신기한듯 구경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꽤난 큰 물고기들이 많은데, 빛이 없는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내부가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아무리 잘 찍어도 수전증 걸린 사람이 찍은 것처럼 나오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예레바탄 지하 궁전은 6세기 비잔틴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건설했다. 이스탄불 구시가의 중심인 아야소피아 성당 인근에 있다. 궁전으로 불리지만 실제 용도는 지하 저수지였다.

 

건설에만 무려 7,000여 명의 노예가 동원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저수지는 길이 143m, 폭 65m, 높이 9m에 달할 정도로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최대 8만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물이 기둥을 타고 올라가 항상 촉촉하다고 한다. 가이드가 물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이유를 문제로 냈는데, 아무도 못 맞췄다. 원리를 설명해 줬는데, 까먹었다.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이스탄불은 안정적인 물 공급이 중요했다. 그래서 도시 곳곳에 물을 저장해 둘 저수지가 많이 지어졌는데, 예레바탄은 그중 규모가 가장 컸을 뿐만 아니라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저수지의 물은 이스탄불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베오그라드 숲에서 끌어와 궁전과 성당 등으로 공급되었다.

 

 

 

 

 

 

저수지로 사용된 이곳이 지하 궁전이라 불리게 된 것은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대리석 기둥 때문이다. 저수지 천장을 지탱하고 있는 아름다운 기둥 336개는 각지의 신전에서 운반해 온 것들이다. 저마다 다양한 문양이 새겨진 대리석 기둥들이 지하에 빽빽이 늘어선 모습이 신비롭다.

 

 

 

 

 

1885년에는 저수지 보수 공사를 거쳐 조명과 음향 시설을 설치하고 관람객을 위한 보도가 조성되었다.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고 때때로 공연도 열려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보수 공사 당시 바닥에 쌓인 진흙을 파던 중 저수지의 기둥 받침대로 추정되는 ‘메두사의 머리’ 조각 2개가 발견되기도 했다. 어디에서 운반된 것이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메두사의 머리 하나가 거꾸로 놓인 채 발견된 이유는 메두사의 눈과 마주치면 돌이 되어 버린다는 전설 때문이라고 한다. 메두사의 머리는 지하 저수지의 가장 안쪽에 있다.

 

 

 

 

 

지하궁전을 둘러보다 보면 오랜 시간 물이 저장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벽들이 전혀 부식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되는데, 저수조는 두께 4m의 내화(耐火)벽돌로 둘러 싸였으며 방수를 위해 특수 모르타르로 마감되었다. ‘007시리즈’ 영화가 촬영된 곳이며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시크한 아이프를 세심하게 챙겨주는 다정다감한 남편이다. 대한민국의 중년남자란 그렇게 다정하기 힘든데, 무슨 지은 죄라도 있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