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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라폴리스

이른 저녁을 하고 숙소 주변을 산책하다 입장료를 낼때마다 신분증을 보여주는 걸 보니 아버지가 교사라 본인 뿐 아니라 가족까지 할인이 되는 것 같았다. 내 몫의 유적풀장과 박물관 입장료까지 내주었다. 괜히 폐끼치는 것 같아 미안했다. 유적풀까지 모두 보고 헤어지는게 아쉬워 졸졸 따라다녔는데 아버지가 차로 숙소까지 태워다 주겠다는 것이다. 날이 너무 더워 더이상 돌아다니고싶지가 않았고 혼자 숙소까지 걸어갈걸 생각하니 까마득했는데 잘됐다싶어 냉큼 응했다. 고맙고 미안하여 시내로 가서 식사라도 함께 하자고 말하고 싶었으나 초면이고 말도 잘 안통해 어물어물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럴 때 필요한 건~~ 용기인 것을! 식사 대접도 못하고 해도 아직 중천인데, 언제 또 올지 모를 이 황홀한 곳을 일찍 마무리한 게 못내 아쉽긴 했다. 호텔에 돌아와 .. 더보기
히에라폴리스에서 옛 영광의 자취를 밟아보다 히에라폴리스 Hierapolis 히에라폴리스는 파묵칼레의 언덕 위에 세워진 고대도시이다. 기원전 2세기경 페르가몬 왕국에 의해 처음 세워져 로마 시대를 거치며 오랫동안 번성했다. 기원전 130년에 이곳을 정복한 로마인은 이 도시를 ‘성스러운 도시(히에라폴리스)’라고 불렀다. 그리스어 ‘히에로스’는 신성함을 뜻한다. 이곳에는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 신전, 공동묘지, 온천욕장 등 귀중한 문화유적이 남아 있다. 원형극장은 최대 1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으며 1200기의 무덤이 남아 있는 거대한 공동묘지도 있다. 서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 유적 중에 하나인 이곳에는 지금도 수많은 석관들이 뚜껑이 열리거나 파손된 채 여기저기 널려 있다. 테르메라고 하는 온천욕장은 온욕실과 냉욕실은 물론 스팀으로 .. 더보기
파묵칼레를 향해 다시 야간버스를 타다. 야간버스의 옆자리에 20대 초반의 중국여자가 앉았다. 아마도 홍콩이 아니었을까싶다. 홍콩에서 온 중국인들은 영어도 능숙하고 어딘지 본토 사람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일행인 세명 중에, 두명은 통로 건너편 자리에, 한명은 내 옆자리에 앉았다. 대학때 쫌 익혔던 중국어로 살포시 말을 건네본다. 대체로 본인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면 일단 놀라면서 반가워 해 주는데, 그녀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시큰둥한 표정이다. 저녁식사로 만두국같은 파스타를 사와서 펼쳐놓고 먹는다. 정서가 다른 것인지, 우리 같으면 예의상 옆사람에게 양해를 구했을텐데 전혀 개의치않고 쩝쩝소리까지 내며 먹방을 시전한다. 가방은 나와 본인 사이에 담을 쌓듯이 떡하니 놓아 그렇지 않아도 비좁은 자리 굉장히 불편한 상태로 가야했다. 국적과 나이를 떠나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