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도카주라호

카주라호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떠나다 동부사원군을 돌아보고 돌아오는 길에 어제 라씨를 먹었던 식당에서 빈대떡(파라타) 비슷한 것 한 장을 시켰는데, 어찌나 짠지. 숙소에 돌아오니 오전10시. 좀 쉬었다가 짐을 챙겨 1층 로비로 내려간다. 체크아웃은 낮 12시, 떠나야 할 시간은 밤 9시, 중간의 기나긴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그 숙소에서는 맛사지서비스가 있었다. 왕언니가 받는다기에 이번 여행의 모토 ‘안해 본 것 무조건 체험해보기’로 한 나도 신청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전 웃기는 상황이 연출됐다. 맛사지라고 하면 장미꽃까지는 아니어도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향긋한 오일향이 풍기는 아늑한 공간에서의 꿈같은 서비스를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경악하고 말았다. 건물의 옥상, 두평 남짓한 허름한 방에는 낡아빠진 침상 두 개.. 더보기
돌조각이 정교한 카주라호 기념물군 카주라호 기념물군 Khajuraho Group of Monuments 카주라호는 인도의 중북부 마디아 프라데시(Madhya Pradesh)주에 있는 도시로 이 도시와 인근에 있는 약 20여 곳의 힌두교와 자이나교 사원들이 유네그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사원들은 나가라(Nagara) 건축 양식과 에로틱한 조각 작품들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사원들은 찬델라 왕조 시기인 950년에서 1050년 사이에 지어졌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이곳에는 12세기까지 약 85개의 사원들이 있었으나 그 가운데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는 사원은 20여곳 뿐이다. 대부분의 사원은 야소바르만(Yashovarman)왕과 당가(Dhanga)왕의 제위 기간에 건축되었는데 야소바르만 시기에 지어진 가장 뛰어난 사원은 락시마나(.. 더보기
카주라호 서부사원군 숙소 입구에서 윤선생을 만났다. 우연히 만난, 배낭여행 중인 한국 대학생과 한 인도 소년과 함께 서부사원군으로 가는 중이라고 한다. 우연도 필연으로 만드는 친화력이다. 그렇담 나도 합류. 가다가 소나기를 만나 잠시 우람한 나무 아래로 피신했는데, 멀리 지평선에 무지개가 뜨는게 아닌가? 우연히 마주한 행운에 우리는 환호하며 부지런히 셔터를 누른다. 가면서 만나는 마을마다에는 사원이 있는데, 서쪽에 산재해 있는 그런 사원들을 합쳐서 서부사원군이라고 하는 것 같다. 사원들 양식이 모두 비슷하고 다른 곳도 다 그러리라는 판단하에 날도 저물고 기력도 떨어져 숙소로 되돌아 간다. 윤선생은 그들과 밤에 한국식당에서 맥주time을 갖자는 약속을 한다. 젊다 젊어~~ 나도 10년전이었다면 무조건 따라나섰겠지만, 이젠 앞.. 더보기
카주라호의 시장풍경 이참에 서부사원군을 가보려고 방향만 잡고 무작정 걷는다. 시장에서 반대쪽으로 호텔을 지나 쭈~욱 더 가야한다. 드문드문 산재해 있는 시골의 상점들 속에는 유독 한평 남짓한 장난감같은 이발소가 많이 보인다. 정확한 위치를 몰라 물어보면서 걷는데, 인적도 드물고 시간도 많이 소요될 것 같아 되돌아 간다. 호텔 근처에 사탕수수즙을 파는 노점이 있다. 인도는 망고, 파인애플과 함께 사탕수수즙을 많이 파는데, 위생이 깔끔치가 않아 사먹을 엄두가 안났는데, 그 곳은 보기에도 깨끗하여 맛보기를 시도한다. 수동인 착즙기에 단단한 사탕수수대를 넣고 손으로 돌려서 즙을 내는데, 그 일을 오래 하다간 팔뚝에 알이 배기는건 시간문제일 것 같다. 더위에 지친 인도인들이 오다가다 한잔씩 벌컥벌컥 들이킨다. 단맛이 좀 더 있는 포.. 더보기
카주라호 사원에서 그들의 종교를 느껴본다 시장 근방이 미투나상이 있는 동부사원군이고, 한참 동떨어진 곳이 서부사원군이다. 카주라호의 백미, 미투나상이 새겨져 있는 동부사원군은 내일 새벽 시원할 때 자세히 스캔하기로 한다. 꽃송이와 코코넛, 쌀등을 들고 줄지어 들어가는 현지인들을 따라가 보았다. 그들이 향한 곳은 기도를 드릴 수 있게 개방해 놓은 동부사원군 중의 한 사원이다. 철망이 굳건히 가로 놓인 저쪽은 그 지방의 주 수입원일 유적지로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이쪽은 현실이 그대로 투영된 삶의 현장으로 흩뿌려진 온갖 제물들로 난리난리이다. 그러나 관광지화 되기 전에는 모든 사원이 그들의 삶과 하나였을 것이다. 가족단위로 와서 의식같은 것을 치른다. 삥 둘러 앉으면 그 집안의 제일 연장자인지 초빙한 전문가인지, 하얀 수염의 지긋한 현자가 오랫동안.. 더보기
침대기차를 타고 카주라호로 향하다 5월6일 금 눈을 떠보니 날은 이미 밝았고 길잡이는 벌써 일어나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전 11시정도에 도착 예정으로 알고 있었는데, 8시밖에 안됐는데, 벌써 다 왔다며 내릴 준비를 하라고 한다. 내리기 바로 직전에 말해주는 통에 허둥허둥댄다. 야간기차에서의 하룻밤이란? 숙면을 포기해야 한다. 중간에 내리는 사람, 코고는 사람, 전등을 켜는 사람 등등으로 밤새 뒤척인다. 야간기차를 탈 때는, 눈가리개와 귀마개는 필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숙면을 못 취해 초췌한데, 흠 이 주책바가지는 왕언니더러 하룻밤 새 폭삭 늙었다는 염장지르는 멘트를 난사한다. 순간 당황스러워 그녀의 눈치를 살피니 다행이 농담으로 받아 넘기는 듯 했다. 수다쟁이에 친화력도 남달라서 남자의 탈을 쓴 여자가 아닌가 의심이 들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