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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터키

드디어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

 



환승한 터키행 비행기도 에띠하드항공이다. 인천에서 올 때는 기내방송을 한국어로도 해주더니 아부다비에서 이스탄불로 갈 때는 아랍어,영어로만 한다. 아랍어 억양이 굉장히 독특하다. 좌석도 올 때와 같은 창가의 두자리 중 복도쪽이다.

 

이번에는 옆자리에 루마니아 중년 부인이 앉았다. 아부다비에서 일하는 딸을 만나서 함께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이스탄불에서 고향인 루마니아행으로 갈아탈 것이라고 한다. 외동딸이 취미로 경비행기를 조종하는데 그때를 가장 행복해 한다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흐뭇한 표정으로 보여준다.

 

자식을 자랑하고픈 마음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매 한가지인 것 같다. 러시아영화에서 많이 봤음직한 마른 얼굴에 어딘지 까탈스러울 것 같은 인상이다.

 

 

 



식사로 소고기에 레드와인이 나왔는데 오오~~ 맛이 아주 좋았다. 어디가도 숨기지 못하는 빨리빨리 기질이 발휘 되어 밥을 후딱 해치우는 사이 그녀는 새가 모이 먹듯이 왠종일 오물거린다. 말할 때도 양손을 사용해 제스춰를 풍부하게 하는 모습이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이다.

 

앞쪽에 아기를 대동한 두 가족이 앉았는데, 가는 내내 실내가 떠나갈 듯 울어댄다. 나중에는 골치가 다 아플 지경이었다. 자제시키지 않는 가족도 문제지만 나몰라라 하는 승무원들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진짜로 나중에는 한소리 할 뻔했지만 언어가 딸려 참았다 ㅠㅠ. 내릴 때 보니 그 자리는 온통 과자봉지, 부스러기, 신문지등으로 폭탄을 맞은 것처럼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공중도덕의 부재를 보니 우리를 되돌아보게 된다.

 

 

 



6시간의 비행 후에 드디어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공항에 착륙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그러나 활주로에 바퀴가 닿는가 싶더니 다시 떠올라 공중을 한바퀴 선회하는 게 아닌가. 말이 한바퀴지 그 큰 기체를 하늘로 다시 띄우고 재착륙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 되었다. 무슨 일인지 안내방송 한마디 없으니 다들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며 웅성거릴 뿐이다.

 

그 즈음 필리핀항공이 해상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우리의 어이없는 세월호 사건, 터키에서의 탄광붕괴 사고까지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여 이러다 잘못되는 건 아닌가 싶어 가슴을 쓸어 내렸다.

 

두 번째 시도에서 안전하게 착륙하자 루마니아 여인이 나를 보더니 'face white' 라며 농담을 한다 ㅋ. 루마니아여인은 얼굴이 작아서 앉아 있을 때는 몰랐는데, 헉! 걸어갈 때 보니 완전 엉뚱(?)하다. 그들에 비하면 우리 동양여자들은 체구가 증말 아담한 편이다.

드뎌 터키 아타튀르크공항에 발을 디딘다. 오오~~ 을매나 오고 싶었던 터키인가?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줄에 합류했는데 가만 보니, other nation 어쩌고 써 있어서 이거 다른 나라로 가는 환승line인가 싶어 빠져 나와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 줄이 맞다고 한다. 에구에구! 한참을 줄서서 기다렸는데 다시 맨 뒤로 가야 했다.

 

지리하게 기다린 후에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 왔는데, 내 앞에 하필 대가족이 서 있다. 10명은 되는 것 같았다. 불길한 예감!! 터키직원이 그 가족 여권을 조사하는데, 뭔가 착오가 있는지 마냥 붙들고 여기저기에 전화를 한다. 그렇게 시간이 걸릴 것 같으면 다른 직원한테 넘기고 뒷사람들 기다리지 않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비행기 연착으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호텔까지 태워다 주기로 한 차량이 가버리면 어쩌나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거기에 불까지 지핀다. 부글부글 끓는 속 겨우 진정시킨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바로 항의 들어갔을 텐데 누구하나 토달지 않고 그저 기다릴 뿐이다.

 

겨우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다들 어디론가 흩어지고 아무도 없다. 피켓을 든 서너명 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피켓에는 내 이름은 없었다. 급 당황하여 한 직원에게 지하철 타는 곳을 물어보니 뭐라 뭐라 하는데, 당황하니 더 못알아 듣겠다. 완전 맨붕 되기 일보직전.

 

알고보니 Gate 하나를 더 통과해야 했던 것이다. 나가니 드디어 피켓을 든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대문짝만한 내 이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완전 감동~~ 한 터키 할아버지가 우리를 데리고 공항을 빠져 나가 차도로 간다. 밴이 한대 도착하고 타라고 한다.

 

아타튀르크 공항  Ataturk Airport 

 

터키공화국의 창립자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urk)의 이름을 딴 아타튀르크 공항은 시내의 서쪽으로부터 약 24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국제선 터미널은 예전 터미널에 비해 약 4배 가까이 규모가 커진 신개념공항으로 탈바꿈했다.

 

국제선과 국내선간의 항공 환승 및 수속 절차가 시스템화 되어 있어 이용에 편리하다. 공항에 도착하면 1층 입국장 주변으로 관광 안내소와 렌터카 회사, 환전소, 여행사들이 위치하고 있다. 밖으로 나가면 하와쉬공항버스와 택시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이 있고 지하로 내려가면 LRT라고 하는 지하철 Hafif Metro를 이용할 수 있다

 

 

밴을 타고 가면서 찍어본 이스탄불 거리

 



운전사는 젊은 터키 청년이다. 둘 다 영어가 서투니 대화는 길지 못했다. 나이가 20대 초반이라는 것만 알아냈다. 첫 이스탄불의 이미지는 교통이 복잡하다는 것이다. 토요일인데다가 각광 받는 여행지이니 각국에서 엄청나게 몰려올 것이다.

 

차를 타고 가면서 느낀 이스탄불의 인상은 터키에서 가장 번화한 곳인데도 높은 건물이 많지 않고 한적한 교외 느낌이다. 그러나 교통만큼은 서울도 울고 갈 만큼 막히고 혼잡하다.

 

젊은 기사는 좀 더 빠른 길을 가기 위함인지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으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요리조리 거의 곡예 운전을 한다. 덩치가 있어 앉은 의자가 협소해 보였지만 저음의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짧지만 몇 마디 나눌 때마다 뒤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어 준다.

 

한참을 그렇게 곡예운전을 하다가 바닥은 온통 몽돌로 깔리고 그리스풍 건물이 밀집한 언덕으로 진입한다. 그제서야 아~~ 지중해변으로 여행을 왔지? 실감이 난다. 마주 오는 차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오르락 내리락 하길 거의 1시간,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ERBOY HOTEL.

 

 

숙소 주변의 옷을 파는 상점

 



보기에도 만만찮은 교통사정에 고생하며 데려다준 게 고마워 가지고 있던 한국지폐 몇 장을 수고비로 건넨다. 아직 환전을 못해 리라가 없었다. 목소리가 좋은 그 청년, 헤어지기 잠시 서운하여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상황이 급박할 때는 작은 친절에도 크게 감동을 받게 된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프론트로 간다. 짧은 영어에 터키어는 전혀 못하니 긴장했는데, 예약바우쳐를 보여주니 냅다 처리해준다. 말이 필요 없다. 영어로 뭐라고 설명을 해주는데, 대충 단어만 캐치하면서 다음날 조식시간 만큼은 또렷하게 입력한다. 밥은 먹어야겠기에.

 

배정된 3층 방은 혼자 쓰기 아까울 정도로 깨끗하고 좋았다. 일단 복부를 옭죄었던 복대를 풀어 던지고 신발도 벗어 던진다. 오는 내내 복대에 살이 쓸려 부르트고 엄청 가려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한번 세탁을 했어야 했다.

 

긴장의 끈을 잠시 내려 놓으니, 또다시 엄습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바로 야간버스 예약이다. 여러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와서 문제가 없으리라 자신했지만, 막상 이역만리에 떨어지고 보니 완전 걱정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일단 호텔까지는 무사히 왔으니 환전을 하고 근처 여행사에 가서 예약을 하기로 한다.

 

작은 가방 하나 메고 숨을 가다듬고 밖으로 나가본다.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뱅크가 어디 있냐고 물으니 go straigt and turn to right 라고 한다. 가다보니 호텔 부근은 재미있는 거리였다. 식당 밖에 탁자와 의자를 내놓고 차이(홍차)와 케밥을 먹으며 담소들을 나눈다. 낑겨 앉아 뭔가를 먹고 싶었지만 일단 주변 상황부터 파악해야 하니. 알려준대로 은행부터 가본다. 그러나 oh my god~~ 문이 닫혀 있다. 절망! 그날은 토요일이었던 것이다. 그 나라도 주5일 근무가 정착된 모양이다.

 

도착 첫날부터 계획이 틀어진다. 일단 호텔로 돌아가 마음을 가다듬는다. 당장 내일 야간버스를 타야 하는데, 오늘 예약을 해 놔야 마음 편하게 내일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되겠다싶어 한국 여행사 팀장한테 전화를 해 야간버스를 다시 예약해 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 또한 수월치 않았다. 그도 토요일이라 쉬는 중이어서 일처리를 못하는 모양이다. 오리엔테이션때 받은 카파도키아 벌룬투어 안내문에 적혀 있는 터키 현지 실장한테 전화를 해보라고 한다.

 

전화를 했더니 목소리에서 남다른 포스가 느껴지는 여인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일단 환전은 은행이 문을 닫았으니 사설 환전소에서 하고, 근처에 여행사가 많은데 어느 곳을 가도 야간버스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시 나간다. 환전소가 여러 군데 있었는데 제일 깨끗한 곳으로 가 한화 40만원을 환전한다. 그런 다음 여행사를 알아보려고 하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다른 여자다. 한국팀장이 연결해준 현지 직원인듯 하다. 인터넷전화라고 하는데, 중간에 자꾸 끊겨 통화자체가 어려웠다. 그녀는 야간버스 예약을 알아보고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한다. 휴우~ 한숨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