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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터키

카파도키아 하늘에서 환상적인 광경을 감상한다

 

 

 

앙카라에서 카파도키아까지 4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고 했는데, 내가 탄 버스는 훨씬 오버했다. 예정 시간보다 늦어져 네브시히르 오토가르에 도착하니 사방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오토가르는 아담하여 시골의 정취가 느껴져 마음은 푸근하다. 여행객들이 한 사무실로 줄지어 들어가길래 나도 일단 따라가 본다. 그곳은 여행안내소였다.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은 그 지역 안내지도를 얻으려고 북새통을 이룬다. 좀 한가해지자 직원에게 준비해 간 숙소 바우쳐를 보여주니 전화를 해준다. 100m정도만 걸어가면 되었지만 골목이 깜깜하여 안전하게 가기로 한다.

 

한 터키청년이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 손님이 나 혼자라서 차가 아닌 오토바이를 보낸 것 같다. 오토바이 발판에 베낭을 놓고 나를 뒷자리에 앉히고는 냅다 달리기 시작한다. 내가 무서워하자 오토바이 처음 타보냐고 물으며 더 속력을 내며 짖굿게 즐거워한다.

 

3분가량 달려 숙소에 도착한다. 넉넉한 몸집의 사람 좋아 보이는 동양여자가 맞아준다. 한국말 하는 사람을 만나니 반갑고, 건물도 깨끗하여 일단 마음이 놓인다. 잠시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날 새벽에 있을 열기구투어와 낮동안의 투어에 대해 설명한다.

 

열기구는 1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었지만 한 항공사 CF에서 너무나 환상적으로 묘사되어 꼭 타보고말리라 벼르고 왔던 차여서 지체없이 신청한다. 탑승객 수에 따라 가격이 저, 중, 고로 나뉘는데 고가일수록 탑승객이 적어 공간이 여유가 있는 것이다. 나는 중간을 택한다.

 

투어는 그린투어, 레드투어가 있는데, 각각 한국어가이드와 영어가이드가 있다고 한다. 대체로 그린투어를 선호하지만 공교롭게도 다음날 일정에는 한국어가이드가 없다고 해서 언제 또 오게될지 모를 이곳, 제대로 된 설명을 듣고싶어 한국어가이드 레드투어를 선택한다.

 

숙소는 6인실 도미토리. 이층침대가 3셋트 놓여 있다. 이렇게 여러명이 함께 잘 수 있는 곳을 도미토리라고 하는 모양이다. 방에 들어가니 사람은 안보이고 일층 두 곳에 짐만 놓여 있다. 계속 1인실에서만 숙박을 하다가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지낼 생각을 하니 흥미로웠다. 어떤 사람들일까? 나머지 한 침대의 아래층에 자리를 잡고 화장실을 살펴본다. 시설이 깨끗하다.

 

맨살에 복대를 장시간 차고 다녔더니 살이 쓸려 벌겋게 부르텄다. 미치도록 가려운거~ 세탁을 하고 옷위에 착용을 했어야 했다.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한 여인이 돌아와 있었다. 어색하게 인사를 한다. 까맣고 긴 생머리의 예쁘장한 한국여자다. 그녀는 여행지에서의 흥분탓인지 초면에 언니라는 호칭을 써가며 묻지도 않은 말들을 쏟아낸다.

 

40대 초반이고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이탈리아 남자와 2년 전에 결혼하여 현재는 런던에 살고 있다고 한다. 와우~ 행동반경이 글로벌하다. 제일 부러운 거~~ 영어를 익힐 수 있는 환경이라는거~~ 대학교 1학년때 3개월의 베낭여행 경험이 있었고 지금도 호시탐탐 떠날 기회를 엿본다는 여행광이다. 이번에도 혼자 여행중이고 홀로 있을 남편이 안스러워 중간중간 스마트폰으로 안부를 전한다고 한다. 서양남자들은 자그마한 동양여자에 대한 동경이 있다고 하니 살짝 기분이 상했는지 외모보다는 마인드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반격한다.

 

같은 말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서로 반가워 두서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자니 나머지 한 여인이 들어온다. 그녀도 한국인. 25세의 휴학생으로 한달째 여행중이라고 한다. 유럽을 돌고 마지막으로 터키를 둘러보고 귀국할 계획이란다. 딱 봐도 당차보인다. 나는 저 나이 때 뭘 했나? 최루탄 연기에 눈을 비비며 중간고사 거부하고 막걸리잔만 연신 기울였었다.

 

'유랑'이라는 유명한 유럽베낭여행 블로그가 있다는 것을 그곳에서 알게 되었다. 여행전문사이트를 찾아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숙소도 미리 예약하는 등 나와는 달리 모든 것을 혼자 계획했다고 한다. 막상 현지에 가 보면 홈페이지에서 본 것과는 달리 숙소가 너무 허접한 경우가 있어 미리 지불한 비용은 포기하고 다른 숙소를 알아보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혼자 방을 쓰니 무섭고 외로워서 불을 켜놓고 자게 된다고 하니 그래서 본인도 왠만하면 다인실에 묵었다고 한다.

 

남겨 온 빵과 과일로 저녁을 대신하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 하루 야간버스를 타면 그 다음날 밤은 시체가 된다. 도미토리는 싱글룸과는 달리 무섭거나 외롭지는 않으나 룸메이트에게 폐가 되지 말아야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돌아가면 회화연습 좀 더 해서 다음 여행에서는 각국인들이 함께하는 도미토리에 묵는 경험을 한번 해보는 것도...

 

4시에 일어난다는 대학생한테 그러면 나도 깨워달라고 부탁하고 잠들었더니만 알람이 울려도 꿈쩍을 안하고 오히려 내가 깨워줘야 했다. 40대 여자는 계곡에서 2박을 하는 투어를 위해 짐을 꾸려서 이미 떠났고, 나와 대학생은 벌룬투어 갈 채비를 한다. 화장도 못하고 밖에 나가니 픽업차량이 와 있다. 5분정도 이동해 한 사무실에 도착한다.  여러대의 픽업차량이 도착해 있다. 그곳에서 이름을 적고 아침으로 제공된 빵과 차를 마신다.

 

30대정도 돼 보이는 남자는 2개월째 여행중이고, 카파도키아는 벌룬투어 때문에 온 것이라고 한다. 벌룬만 끝나면 하루종일 빈둥거릴 생각이란다. 60대정도의 중년 여인은 제주대 교수로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지중해 연안을 혼자 여행중이라고 한다.  와우~ 멋지다 멋져.

 

 

 

 

 

 

 

다시 승합차를 타고 열기구 띄우는 곳을 여러곳 지나쳐 10여분을 간다. 지형이 워낙 넓다 보니 탑승 장소가 여러 군데로, 대규모로 모여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내린 곳은 열기구가 몇구 안되는 소규모이다. 열기구의 바구니는 생각보다 작았다. 문이 따로 없어 담벼락을 타고 기어올라가야 했다. 다리가 짧은 사람들은 도우미에게 엉덩이를 맡겨야한다.

 

 

 

 

 

 

 

열기구는 가스를 태워 띄우는 방식이다. 진동이나 소음 하나 없이 너무도 부드럽게 떠올라 전혀 무섭지않고, 간간이 가스 태우는 소리만이 정적을 깬다. 조종사는 가스열의 강약으로 상하좌우 능숙하게 기구를 조종한다. 조망을 위해 높이 올라갔다가 기암괴석이 있으면 바로 하강하여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게 초접근시킨다.

 

 

 

 

 

 

 

날이 밝기 시작한다.

 

 

 

 

 

 

 

 

 

 

 

 

 

다국적 탑승자들

 

 

 

 

 

 

 

 

 

 

 

 

 

 

 

농작물을 심기 위한 밭 정리

천조각 이어 붙인 퀼트같다.

 

 

 

 

 

 

하늘에 올라가니 부지기수의 벌룬들이 보인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보유한 나라는 축복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천이 공단인 우리와 달리 자연경관, 유적지등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곳곳이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점점이 난 것은 포도나무등 유실수를 심어놓은 것이다.

 

 

 

 

 

 

 

 

 

 

 

 

 

 

 

 

 

 

 

 

 

기하학적인 모양이 예술작품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