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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네팔

파탄을 가보자

 

 

5월 21일

 

 

택시를 타고 다시 숙소 근처 한식당 '축제'로 간다. 타고 온 택시기사가 바가지 씌우지 않고 양심적이라 밥 좀 먹고 다시 올테니까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파탄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박사장은 다른 한식당으로 가고 셋은 축제로 갔다. 계란을 얹은 비빔밥을 시켰는데, 야채가 기름 범벅이다. 허기진 상태라 고추장 듬뿍 넣고 된장국물 마셔가며 정신없이 흡입했다. 된장국이 맛있어서 한그릇 더 부탁한다.

 

혜지씨는 더위 때문인지 먹는 게 시원찮다.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아보기도 하고 인생 경험도 해볼만큼 해본 나이인데도 매사가 조심스럽다고 해야하나. 컨설팅업체에서 일하다가 스스로 창의력이 부족함을 느껴 그만두었다고 한다.

 

옆자리에서 스님 두 분이 인도 음식을 먹고 있다. 남스님의 밥이 고봉高峰이다. 김을 놓고 드시길래 뚫어져라 레이저를 쐈더니 여스님이 웃으면서 먹으라고 몇 장 준다. 남스님은 네팔의 어느 토굴에서 7년째 수행중 이라고 한다.

네팔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지 물어보라고 한다. 네팔의 부처님 오신날은 왜 우리와 날자가 다른지...

 

인도나 네팔의 음식이 잘 찾아보면 우리 입맛에 맞는 것이 많고, 식당에 가서 주문할 때 특유의 강한 향이 나는 것(양념 범벅인 향신료)만 빼달라고 하면 먹을만하다고 한다. 우리가 여행을 더운 곳으로만 다녀서 힘든 것이지 시원한 곳에 가면 인도여행도 즐거울 수 있다고 한다. 스님이 본인이 즐겨 먹는다는 요플레를 직접 사와서 우리도 한입씩 맛보라며 나눠준다. 달콤한 플레인 요구르트다.

 

식사를 마치고 박사장은 오후에는 혼자 돌아다닌다고 해서 빠지고 우리 셋이 파탄으로 가기 위해 숙소 근처에서 기다리기로 한 그 택시를 찾아간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역시나 온데 간데 없다. 진작에 다른 손님을 태우고 내뺐을 것이다.

 

다른 택시를 수배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왕언니와 윤형이 함께 걸어 온다. 윤형이 오늘 떠난다고 하여 둘이 차한잔 하고 온 모양이다. 여행하는 동안 간식도 여러 차례 쏘고, 일행들 분위기도 좋게 하려고 가장 애쓴 사람이 윤형이다. 먼저 떠난다고 하니 짜이 한잔 제대로 못 산 게 마음에 걸려 별거 아니지만 전날 구입한 히말라야브랜드 수분크림과 에베레스트에서 채취했다는 소금을 선물로 건넸다.

 

다른 택시를 수배했는데, 내뻰 택시보다 50 저렴한 400으로 타협을 보고 파탄으로 향한다. 파탄의 중앙광장의 고궁들은 카투만두 중앙광장의 고궁들과 거의 비슷비슷하다. 부다가 태어난 날이라 마을마다 사람들이 꽃단장을 하고 북치고 장구치며 가두 행진을 하는데, 그 와중에 장례행렬도 합세한다. 사원마다 기도드리는 사람들로 초만원이다. 기도만 하는 게 아니고 뭘 그리도 뿌리고 발라대는지. 쌀도 뿌리고 꽃잎도 뿌리고 기름도 바르고.

인도네팔여행 안내서에는 배탈에 대비한 약을 필히 준비하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돌도 소화할 수 있는 위를 가졌다고 자신하여 어떠한 약도 준비를 안했는데, 인도에 도착하고 며칠 있어 보니 배탈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 거리마다 넘쳐나는 쓰레기, 요리하는 사람들이 위생장갑 낀 모습을 절대 볼 수가 없고, 심지어 음료수를 만들 때 얼음을 맨손으로 집어서 넣어준다. 인도에서 길거리 음식에 도전했다가 다음날 바로 배탈이 나서 몇날 며칠을 화장실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ㅠㅠ

 

파탄에서도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신호가 와서 근처의 한 가정집으로 불쑥 들어갔다, 어두컴컴한 실내에는 희미한 실루엣으로 엄마와 어린 소녀가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염치 불구하고 손짓 발짓으로 화장실 좀 쓰게 해달라고 애원했더니 착한 엄마가 바로 안내해준다. ​화장실은 볼일을 보고 바가지로 물을 부어서 흘러 내려가게 하는 보통의 재래식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나오면서 소녀에게 약간의 돈을 건네주었다. 파탄에는 고택에도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박타푸르도 상황이 비슷할거라 생각하니 내키지는 않았으나 이름도 고풍스러운 '박타푸르' 무조건 가고 본다.

 

 

 

 

💒 파탄 PATAN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서 깊은 도시. 카트만두, 박타푸르와 함께 카트만두 계곡에서 번영한 3대 왕국 중 하나였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5km 떨어져 있다. 네팔 파탄은 ‘미의 도시’를 뜻하는 '랄릿푸르(Lalitpur)'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대대로 아름다운 왕국 건설에 공들인 네와르족의 역사가 담긴 이름이다.

 

네팔 파탄은 솜씨 좋은 네와르족 예술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에 세워진 핵심적인 작품들은 대부분 파탄 출신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이다. 파탄의 주요 볼거리들은 더르바르 광장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옛 왕궁 터로 왕족들이 살았던 더르바르 광장에서는 붉은 벽돌로 지은 여러 개의 사원 건축물들과 화려하고 정교한 조각상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광장 주변은 좁은 골목들로 이어져 있다. 도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반나절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도시 곳곳에는 아소카 왕이 세운 사리탑  44개가 서 있다.  오래된 불교 문화유산도 많아서 연중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네와르족의 중심지였던 파탄의 거리에는 지금도 크고 작은 공방과 대장간, 놋쇠 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전통 수공예, 금은 세공이 발달한 곳이므로 질 좋은 공예품을 구입하기 좋다. ‘살아 있는 미술관’이라는 찬사를 받는 곳답게 그림이나 조각상과 마주앉아 작업에 몰두하는 장인들의 모습을 어깨 너머로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하루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새로 탄생하는 공방의 활기찬 기운을 느낄 수 있다.

 

 

 

 

🏠 Lalitpur 44600 네팔

🕗오전 10:00 ~ 오후 10:00

📣 http://www.patanmuseum.gov.np/

 

 

 

 

 

 

 

 

 

 

 

 

 

 

 

 

 

 

 

 

 

 

 

 

 

 

 

 

 

 

 

 

 

파탄 더르바르 광장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 있다.

남자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아내와 아이들은 그 옆에서 놀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놋쇠 제품

 

 

 

 

 

 

 

수공예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