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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네팔

카투만두 더르바르 광장을 거닐어보자

 

 

 

5월 22일 카투만두 마지막날. 집으로 고고씽

 

 

길잡이와 어제 약속約屬한 바가 있어서 새벽 알람소리가 울리자마자 동시同時에 벌떡 일어난다. 더르바르 광장을 거닐기로 한 것이다. 새벽공기를 맞으며 아직 한산閑散한 골목을 지나 더르바르 광장으로 향한다. 광장廣場은 文化遺産인 동시에 많은 이들의 생활터전으로 난전難廛이 펼치지고 있었다.

 

젊은 아낙네가 간소하게 꾸려 놓고 짜이를 끓여서 팔고 있었다. 한잔씩 사들고 층계참層階站이 높은 고궁의 계단으로 올라가 앉는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부터 기온이 후끈한데다가 뜨거운 차를 마시니 땀이 주르륵 흐른다. 네팔이니까 참는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느긋하게 아침을 즐긴다.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다니다가 맘에 드는 곳이 있으면 만족할때까지 그곳에서 멍때리는 것.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다가 소박한 찻집이 있으면 바깥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인상 좋은 주인아저씨와 사는 얘기 주고받으며 한두시간이고 앉아 있고 싶다.

 

근처에 쿠마리의 집으로 안내를 해준다. 어린 나이에 성녀聖女로 선발되어 성인이 되기 전까지 한 곳에 갖혀 지내야하는데, 온 국민의 추앙推仰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천진난만하게 또래들과 어울려야 할 어린 나이에 어른들이 만든 구습舊習으로 감금監禁 당해야 하니 악습이라고 할 수 있다. 쿠마리의 생활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세계인의 지탄을 받기도 했었다.

 

운이 좋으면 이층 베란다에 나와 있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고 하는데, 오늘은 책가방만 살짝 보일 뿐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멀리에서 봐도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분홍색 책가방이다. 대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 보니 보모인듯한 나이 지긋한 노파가 마당을 쓸고 있었다. 길잡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고궁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줘 흥미롭게 아침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사방으로 나 있는 골목 중 한곳으로 들어가 보니 그곳엔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야채과일가게, 치즈가게, 빵가게 등 식재료를 파는 작은 상점들이 손님맞이에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 중 빵가게에 멈춰 그녀가 좋아한다는 튀긴빵을 몇 개 사서 먹으면서 돌아다녔다.

 

돌아오는 길에 맛있어 보이는 치즈 한 덩어리를 샀는데, 집에 돌아온 후에 꺼내 보니 상한 냄새가 풍겨서 버렸다. 10시간 이상을 가방에서 숙성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마지막으로 숙소 근처의 길잡이의 단골식당으로 갔다. 그녀가 올때마다 먹는다는 음식인데, 맛이며 비쥬얼이 딱 우리의 수제비와 비슷하다. 모이는 시간은 다가오고 뜨겁기는 한데, 맛은 있으니 마음이 급해진다. 느긋한 그녀도 덩달아 수저질이 빨라지니 괜히 미안해진다.

 

그녀가 공항까지 함께 가준다. 함께 지낸 한달이 어떤 시간이었냐에 따라 헤어짐이 섭섭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할 것인데, 우리가 탑승게이트에 들어서자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사라진다. 태국의 어느 명상센터에서 절친과 만나기로 했다는데, 이번 팀을 이끌면서 쌓였던 앙금을 冥想으로 씻어내길 바란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은 난이도가 높다. 나이, 성격, 사는 정도, 모든 것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무작위로 모여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이 갈수록 여행의 본질은 퇴색되고 상처만이 남는다.

 

 

 

 

🏳‍🌈 더르바르 광장 Durbar Square 🚩

 

 

​중세에 건립된 카트만두의 주요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광장. 17세기 말라 왕조 시대에 건립된 옛 왕궁을 중심으로, 독특한 구조와 양식이 돋보이는 수많은 사원과 신상들을 둘러볼 수 있다. 카트만두(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 파탄(파탄 더르바르 광장), 박타푸르(박타푸르 더르바르 광장)에 위치한 광장이 제일 유명하다. 더르바르는 왕궁이라는 뜻이다.

 

​카트만두를 처음 여행했던 유럽인 윌리엄 프릭 패트릭은 “집이 있는 만큼 사원이 있고 사람들만큼이나 신상이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카트만두의 심장부에 위치한 더르바르 광장은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정교한 조각상들을 한눈에 보며 네팔의 문화적 특색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사원 툇마루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네팔의 다양한 표정을 한눈에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카트만두 분지의 원주민인 네와르족 문화가 꽃폈던 시대의 건축 장식 예술은 미술사에서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누만 도카(Hanuman Dhoka) 궁전광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하누만은 원숭이 신을 의미하며 궁전의 중앙 오른편에 붉은 칠을 한 이 원숭이 석상은 광장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지금도 많은 힌두교인이 찾고 있다.

​살아 있는 여신으로 추앙받는 쿠마리 데비(Kumari Devi)가 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

 

크고 작은 사원들 사이로 골동품이나 민속 공예품 등을 파는 노점이 줄지어 있다. 물건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광장 내에서 기념품을 구입할 경우, 상인들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하는 것이 있다면 흥정을 잘해야 한다. 광장 북동쪽 방면으로는 인드라 초크, 아산 초크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재래시장이 펼쳐져 풍부한 볼거리를 더한다. ​

 

더르바르 광장은 유적 관람뿐 아니라 현지인들의 소박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가롭게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사원 사이를 뛰노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공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종일 색색의 실을 짜는 여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늘 인파가 몰리는 지역이다 보니 광장을 중심으로 연중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개최된다. 거리에는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는 혼인의식 행차가 지나가고, 종종 사원에서 열리는 힌두교 종교 의식도 볼 수 있다.

 

 

 

🏠 दीघा पहलेजा, J P Marg, Kathmandu 44600 네팔

📞 +97714268969

🕗 오전 9:00 ~ 오후 5:00(토요일 오전 6:00 ~ 오후 6:00)

📣 https://hanumandhoka.gov.np/

 

 

 

 

🛕 쿠마리사원 House of the Living Goddess 🕌

 

더르바르 광장에서 남쪽 끝에 있는 목조 사원이다. 목조 조각으로 이루어진 창틀의 기술이 매우 뛰어나며, 힌두교의 처녀신 쿠마리의 화신(化神)인 라즈 쿠마리(Raj Kumari)가 살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고대부터 라즈 쿠마리는 명문가의 어린 소녀 중에서 신비한 선택 과정을 거쳐 선정하게 되는데, 학벌이나 외모보다는 특히 신성함을 중시하며 일단 선출이 되면 모든 이의 숭배를 받는다. 평소에는 외부 출입을 할 수 없지만 1년에 7번 있는 종교의식 때에는 사원 밖으로 나가서 살게 되며, 특히 매년 9월의 인드라 축제 때는 국왕도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

 

소녀의 가족에게 돈을 지불하면 라즈 쿠마리가 2층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어 보인다. 그러나 라즈 쿠마리가 첫 생리를 하면 저주를 받은 것으로 보고 다음 라즈 쿠마리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되는데, 이후에는 대개 불행한 운명의 길을 걷는 경우가 많다.

 

 

🏠  P834+FHQ, Layaku Marg, Kathmandu 44600 네팔 (카투만두 더르바르광장에 위치)

 

 

 

 

 

 

 

 

 

 
 
 
 
 
 
 
 

 

아침부터 예를 갖추는 사람들.

이곳에서는 문화유산이 아직도 생활밀착중이다.

 

 

 

 

 
 
 

더르바르광장

 
 
 
 
 
 
 

 

 

유명한 건물이라고 하던데..

 

 

 
 
 
 

 

 
 
 
 
 

더르바르 광장 한켠에서 차이를 끓여 판다.

 

 
 
 
 
 

쿠마리가 기거하는 건물

 

 

 

 

 

 

 

창문에 분홍색 아동용 가방이 보인다

 

 

 

 
 
 

 

튀긴 빵을 파는곳

 

 

 

 
 

 

 

 

 

 
 

 

 

치즈를 한덩어리 구입했다.

 

 

 

 
 

 

 

아침으로 먹은 네팔식 수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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