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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터키

오스만시대의 향기가 묻어나는 진지한 호텔에서 하루 묵어 가자.

 

 

 

내가 묵은 숙소   진지한 Cinci Han 

 

진지한은 1640년대에 당시의 군사 재판관이었던 Cinci Hodja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밖에서 보면 높은 담이 마치 성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2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63개의 방이 있는 호텔로 현재도 운영 중이다. 진지 한의 마당에는 작은 분수가 있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여름이면 흰 천으로 그늘을 만들어 더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해 준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오토만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으로 진지한 레스토랑에서 차이 한 잔 혹은 간단한 식사를 즐겨보자.

 

 

 

 

 

 

터키에서 묵은 숙소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이다. 처음에 '진지한'이라고 해서 '얼마나 심각하면 ‘진지한’일까? 이름 참 재미있네' 했으나, 물론 터키어이다.​ 건물 전체가 단단한 돌(화강암?)로 이루어져 중세의 성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안쪽에 보이는 남녀 한쌍은 얼굴 없는 마네킹이다. 뒤쪽으로 가서 얼굴만 내밀고 사진을 찍는 바로 그것이다. 방문객을 위해 만들어 놓은 걸 보면 명소이긴 한 것 같다. 호텔에 묵지 않아도 들어가서 차나 식사를 할 수 있다.

 

 

 

 

 

 

단단한 돌로 이루어진 난공불락 성채 느낌이다.

 

 

 

 

 

안쪽에서 바깥을 바라 본 모습

 

 

 

 

 

모든 게 다 돌로 지어졌다.  지중해변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몇 백년을 이어 와도 끄덕없는 이러한 견고한 유물들로 여행업에만 의존해도 먹고 살 것이다. 복받은 후손들이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이층 복도가 나온다. 이곳에도 객실이 이어져 있고 테라스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정원을 굽어보며 식사나 차를 할 수 있다.

 

 

 

 

 

 

여름이면 이 분수대를 흰 천으로 그늘을 만들어 운치를 더한다고 하는데, 내가 갔을 때는 그늘막은 없는 상태였다.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광경이 재미있다.

 

 

 

 

 

 

한 팀이 들어와 차이를 마시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호텔을 사진에 담기도 하는데 그들에게도 명소인듯 하다.

 

 

 

 

 

 

 

 

 

 

 

때마침 비상하는 새들

 

 

 

 

 

 

내친김에 옥상까지 올라가 보았다.

 

 

 

 

 

 

시야가 탁 트인다.

 

 

 

 

 

 

옥상에서 바라본 전망

저~ 뒤의 언덕이 흐드르륵 언덕일 것이다.

 

 

 

 

 

 

사프란볼루의 풍경을 360도로 삐~잉 둘러 볼 수 있다.

 

 

 

 

 

 

옥상에 올라와 보니 사프란볼루가 사방이 언덕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옥상에서 바라 본 거리

 

 

 

 

 

 

 다시 돌계단을 내려간다.

 

 

 

 

 

 

예전 쓰였던 도구들을 인테리어소품으로 장식해 놓았다.

 

 

 

 

 

 

카운터에서 준 방key는 끼워서 돌려야 하는 고리짝 무쇠 열쇠이다. 잘 열리지 않아 한참을 붙잡고 씨름하고 있으니 직원이 달려와 단번에 해결해 준다. 통나무로 된 문은 높이가 낮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내부로 들어서니 천정은 낮고 공간은 협소하여 소굴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래서 더 아늑한 맛은 있었다. 모양새도 그렇고​ 군사 재판관이 지었다는 것으로 보아 죄수들을 가두었던 감옥이지 않았을까 싶다.

 

 

 

 

 

 

 

잠도 설치고 밥도 제대로 못먹어 고이 모셔둔 라면을 꺼낸다. 열흘이지만 베낭여행 기분을 마음껏 내고 싶어 짐을 최대한 줄여 달랑 중간 사이즈의 배낭 하나만 메고 왔다. 그래도 라면만은 포기할 수 없어 구겨 넣어 왔다. 여행서에도 집생각 날 때 좋다고 가져가길 권했다. 다음에 장기여행 떠날 때는 봉지째 가져가면 부피를 차지하니까 여러 종류의 수프만 가져가서 면은 현지에서 조달하는 방향으로 해야겠다.

 

방안에는 컵만 있지 당최 뜨거운 물을 구할수가 없어 밖으로 나가 직원에게 부탁했다. 용도를 물어 보길래 '누들'하며 젓가락으로 면 먹는 시늉을 하자 알아 듣는 듯 했다. 잠시 후에 우리의 국그릇같은 보울에 뜨거운 물을 담아 온다. 혼자 온 내가 안스러웠는지 자꾸 뭔가를 도와주려 한다. 인상이 선한 그 직원의 마음씀이 고마워서 맛 좀 보라고 오징어짬뽕라면을 건네니, 불룩한 배를 쓰다듬으며 다이어트해야 한다며 사양한다. 그릇이 작아 반개만 넣고 덮개를 덮어 불린다. 오오~~ 불린 라면  맛좋아~ 맛좋아~

 

 

 

 

 

 

 

꾸불꾸불 나선형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에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이 지하에 있다는 사실이 낮에는 신기방기 재미있었는데, 밤이 되자 시커먼 구멍에서 정체불명의 뭔가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 오싹오싹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밤새 불을 켜놓았다.

 

샤워를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 그대로 내일 아침까지 시체놀이 하고 싶었으나 일정이 워낙 짧아 몸을 혹사시켜서라도 최대한 많이 많이 스캔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몸을 일으킨다.

 

 

 

 

 

 

 

​나가기 전에 다시 한번 안내서를 보니 사프란볼루 오토가르에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앙카라로 가는 차편과 그 다음 괴레메로 가는 차편까지 예매해 놔야 편하다고 나와 있는 게 아닌가?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 현지 직원한테 다시 문자를 넣으니 묵묵부답. 이스탄불에서 뻔질나게 문자질을 했던터라 더 이상은 받아주지 않기로 마음먹은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스스로 타개해야만 한다.

 

카운터로 가니 또 다른 직원이 컴퓨터를 보고 있다. 손짓발짓으로 사정 얘기를 하니 오토가르에 전화를 해준다. 다행이 버스가 있어 예매가 가능하며 내일 2시에 터미널까기 태워다주기로 약속한다. 에휴~~ 또 한시름! 여행 내내 차편 예약하는 것 때문에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 한다. 십여년을 끙끙거렸던 영어가 무용지물임을 깨닫는 순간들이다. 도대체 뭘 공부한 것인지.

차편도 해결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는 밖으로 나간다. 오모나~ 세상에~ 별천지가 따로 없다. 황량하기까지 했던 새벽녘과는 완전히 딴판이 되어 상점들도 일제히 문을 열었고 거리는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일순 연극무대의 장면이 바뀐듯하다. 골목골목마다 옷, 스카프, 장신구, 신발, 쇠로 만든 생활용품등을 파는 상인들, 흥정하는 여행객들, 카페에도 차이 한잔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오후의 사프란볼루는 활기 그 자체였다.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과일가게에서 체리를 한봉지 구입했다. 우리나라에선 비싸서 못 먹던 체리를 여기 와서 원풀이 한다. 물릴 때까지 먹었다.

요것보다 좀더 많은 양이 2.66리라

1리라가 우리돈 500원이니 2.66리라 곱하기 500 하면 1,300원정도 된다.

저 정도 양이면 우리나라에선 5,000원정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