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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터키

밤 새 달리고 해협을 건너 이스탄불에 다시 왔다

 

 

셀축에서 이스탄불까지는 10시간.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버스는 이미 많은 승객들을 태운 상태로 공기가 탁하다. 대부분이 터키 현지인들이다. 몇 개 안남은 좌석 중 뒷쪽의 창가가 내자리이다.

 

옆자리는 학원에서 에니메이션을 가르친다는 25세의 젊은 터키아가씨이다.  통로 건너편에 앉은 부부가 부모님이라고 한다. 어딘가를 갔다가 되돌아 가는 길인 것 같았다. 전혀 다른 모습의 동양여자가 신기한지 나의 소소한 제스쳐에도 꺄르르꺄르르 웃는다. 먼거리를 가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며 도중에 차장이 간식을 나눠줄때 냉큼 몇 개를 더 집어준다.

 

메일주소를 알려줬으나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을 못했다. 그들은 몇 정거장 더 가서 내렸다. 내리면서 아버지는 악수를 청하고 엄마는 볼을 비빈다. 남의 일에는 차가우리만치 관심을 안두는 서양인들에 비해 이들에겐 아직 따뜻함이 남아있다. 그 후로 옆자리가 내내 비어 길게 다리까지 뻗고 잠바를 이불삼아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이제 곧 익숙한 이스탄불이고, 이틀 후면 집으로 고고씽, 마음이 한결 가볍다.

 

달리고 달려 멀리 이스탄불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자, 차들이 일제히 일렬로 줄을 선다. 해협을 가로지르는 운송선에 탑승하기 위해서이다. 버스가 배에 안착하고 시동이 꺼지자 다들 내린다. 여러대의 버스가 모두 비슷비슷해 어떤게 내가 탔던 차인지 똑똑히 기억해둬야 한다. 흔들리는 야간버스에서 잠을 제대로 못잤으니 몸은 찌뿌둥하고 정신은 몽롱한데 새벽녘의 바닷바람에 심호흡을 한번 해본다.

 

이층에 매점이 있어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고, 바깥에 의자가 있어서 경치를 보며 갈 수도 있었다.  몰골이 넘넘 후즐근해 좀 창피하기도 했으나 갑판위를 한바퀴 돌아본다.

 

 

 

 

 

 

기나긴 야간운행의 시작이다. 일제이 취침모드.

 

 

 

 

 

 

간식타임. 주로 과자와 빵종류이고 차는 홍차, 오렌지쥬스, 커피등이다.

역시나 남자조수가 카트를 밀고 다니며 서비스를 해준다. 

 

 

 

 

 

 

 

버스를 실어 나르는 운송선.

여명의 이스탄불을 바라보는 터키인들.

 

 

 

 

 

 

 

많은 차량을 싣고 해협을 건넌다. 안쪽으로 여러대의 버스가 더 있다.

 

 

 

 

 

 

증말 거지꼴이 따로없다.

밤새 버스 안에서 뒤척였더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잠을 못자 상태가 안좋으니 새벽의 신선한 공기도 차갑게만 느껴진다.

남들은 일행이 있어서 함께 차도 마시고 얘기도 하는데,

외로움에 더 마음이 시리다 ㅠㅠ

 

 

 

 

 

 

 

 

 

 

 

드디어 터키에 와서 처음으로 야간버스를 탔던 이스탄불  에센레르(Esenler) 오토가르에 도착했다.

이스탄불에는 유럽 지역의 에센레르(Esenler)오토가르와 아시아 지역의 하렘(Harem)오토가르 두 곳이 있다.

 

 

 

 

 

 

 

처음 밤에 왔을 때의 음침한 분위기와는 달리 낮의 오토가르는 활기가 있다.

 

 

 

 

 

 

 

 

 

 

 

 

지하철을 타고 다시 트램으로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시르케지역 부근으로 향한다.

다른 숙소에서도 묵어보고 싶었으나 여행사에서 이미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아쉽다.

 

 

 

 

 

 

 

악사레이역 광장, 넓기도 하다. 두번째 방문이라고 이제 낯이 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