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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여행/터키

수피 댄스를 통해 다시 한번 메블라니의 정신을 느껴보자

 

 

 

시르케지 기차역으로 간다. 하얀 천이 씌워진 의자가 무대가 되는 가운데 공간을 중심으로 빙 둘러 놓여 있다. 예약한 순서대로 앞좌석부터 앉힌다. 동양인은 나와 젊은 남자 둘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서양인들이다. 그런 곳에서는 같은 피부색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서로 대놓고 쳐다보지는 않았으나 의식이 되는 건 사실이어서 눈치 못채게 살짝살짝 훔쳐본다. 공연 시작 전에 애플티와 홍차를 나눠준다. 그들의 홍차사랑은 우리의 믹스커피 만큼이나 유별나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전통음악 연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나팔꽃처럼 하단까지 넓게 퍼지는 하얀 복장을 한 사제가 두 팔을 가슴에 교차로 얹은 채 느린 걸음으로 차례차례 나온다. 6명정도 등장하는데, 나중에 나오는 사제일수록 경험이 많은듯 의복의 폭이 넓고 동작도 노련하다. 의식을 치르듯 사방의 관객에게 예를 갖춰 인사하고 두팔은 하늘을 향하고 고개는 한쪽으로 기울인 채 서서히 한 방향으로 돌기 시작한다.

 

공연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오랫동안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단순한 동작이지만 금욕과 자기 성찰을 위한 의식이라고 하니 더욱 경건하게 느껴진다. 터키다운 음율, 터키다운 몸짓이었다. 끝나고 입구에서 CD를 판다. 5000원. 두 종류 중 1매를 구입한다. 돌아와서 집안일하면서 들으면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나 좋다. 2종류 다 살 걸 그랬다. 그 후로 울적할 때 소주잔 기울이며 듣는데, 주술적인 기분이 되어 마음이 가라앉고 평온해진다. 영을 담은 음악임에 틀림이없다.

 

 

 

  Sema Ceremonies  

 

터키의 무슬림을 이야기할 때 '메블라니'는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종교이다. 터키에서 가장 존경받는 철학자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메블라나 제랄레딘 루미 Mevlana Celaletin Rumi 의 종교 이론인 메블라니 이론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 기본을 두고 있다. 이것은 세속의 즐거움과 욕정의 포기는 완전한 정신이 되기 위한 스스로의 발전을 통해 가능함을 의미한다.

 

세마 의식은 흔히 알고 있는 '수피 댄스'의 정식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의식이 시작되면 먼저 연주가들이 자리하고 시와 철학을 낭송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그 후에 하얀색 혹은 다양한 색의 의복을 입은 사제들이 들어와 의식을 준비한다. 천천히 몸을 깊숙히 숙여 인사를 하고 원을 그리며 둥글게 돌다가 일정한 자리에 서서 자신만의 의식의 세계로 빠져들 준비를 한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심장 주위를 돌면서 모든 인류와 창조물들을 애정과 사랑으로 축복하는 매블라나의 이론을 몸소 실천한다. 팔을 벌리고 돌면서 오른손은 신의 은혜를 받기 위해 하늘을 향하며, 왼손은 땅을 향하며 심장 주위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린다. 이것이 신의 정신적 축복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그들의 방법이다.

 

 

 

 

 

 

티켓

 

 

 

 

 

시르케지역

 

 

 

 

 

 

 

내가 제일 먼저 들어가서 앉고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몇 좌석 빼고는 거의 다 찼다. 

 

 

 

 

 

 

 

 

연주자들이 먼저 들어와 음악을 연주하고 종교적인 가사의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음악에서부터 종교적이며 영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검은 망토로 온몸을 감싼 사제들이 아주 느린 걸음으로 들어오는데 그 행동이 어찌나 고요하던지 관객들조차 숨죽이고 집중하게 된다.  크게 원을 돌면서 관객을 향해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다. 그런 다음 한명씩 망토를 벗고 의식을 행하기 시작하는데 한손은 하늘, 다른 손은 땅을 가리킨 채 서서히 돌기 시작한다. 제일 마지막에 망토를 벗은 가운데 저 사제가 대장인 것 같다.

 

 

 

 

 

 

 

 

처음에는 양팔을 가슴에 모으고 천천히 돌기 시작하다가 어느정도 집중이 되면 두팔을 하늘을 향해 뻗는다.

 

 

 

 

 

 

 

 

어린시절 놀다가 지면 벌칙으로 한손으로는 코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땅을 짚고 꾸부려 빙글빙글 돌다가 일어나곤 했는데 너댓바퀴만 돌아도 하늘이 빙글빙글 돌며 어지러웠는데, 이들은 수십분을 증말 사정없이 돌고 돈다. 

 

 

 

 

 

 

 

점점 더 힘차게 빨리 도는데 그만큼 종교적인 자기성찰에 깊이 빠져든다는 뜻일 것이다.

연륜에 따라 플레어스커트같은 사제복의 폭도 다른 것 같다.

백합이 핀 것같은 넓은 치마가 일으키는 바람 또한 장난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그들의 표정은 어디 먼곳에 가 있는듯 무아지경이다.

심하게 표현하면 신들려서 넋이 나간듯한 표정이라고 해야할까

 

 

 

 

 

 

이렇게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보고 있는 이들이 동화되어 감동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는 세속의 즐거움과 욕정을 포기하고 완전한 정신이 되기 위한 메블라니의 삶이기에 그러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어지러워서 바로 쓰러지고 말 것이다.